駕洛國記所載許王后說話의 性格

金泰植 (弘益大)

머리말

1. 許王后到着以前의 準備

2. 首露王과 許王后의 相逢

3. 許王后別世以後의 追慕

4. 許王后結婚說話의 歷史性

맺음말

머리말

옛 설화의 신이한 내용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그 설화의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가를 논하는 것은 무모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료적 가치 자체를 따져보는 것은 긴요하다.

<<三國遺事>> 駕洛國記에 들어있는 許王后 관련 설화는 엄연히 역사 자료의 일종인데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의 神異性으로 인하여 역사학자보다는 국문학자, 아동문학가 등의 이야기 소재로 남아있었다. 그러므로 이를 가야사와 연관지어 역사적 측면에서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본 연구에서 검토해 보고자 한다.

<<가락국기>>에서 허왕후와 관련된 내용을 대충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허왕후는 阿踰陀國의 공주로서 後漢光武帝建武 24년(기원 후 48년)에 배를 타고 김해 가락국에 도착하였고, 가락국의 시조인 首露王은 이를 미리 알고 그를 기다려 왕비로 맞이하였다. 그 후에 허왕후는 居登王을 출산하고 後漢靈帝中平 6년(기원 후 189년)에 죽었다.

<<가락국기>>에 나오는 허왕후를 어떤 사람으로 보는가에 대한 기존 연구에는 여러 가지의 설이 있다. 三品彰英은 神靈과 결혼하는 祭儀를 實修하는 海邊의 空唱巫女라고 보았다. 김석형은 日本에 있던 한 駕洛國의 分國에서 本國人과 결혼을 위해 돌아온 왕녀라고 보았다. 李鍾琦는 인도 아요오디아(Ayodhya) 왕국이 타이 메남강 가에 건설한 植民國인 아유티야(Ayuthya)에서 온 왕녀라고 보았다. 金秉模는 인도 아요디아국에서 중국 四川省安岳縣으로 집단 이주해 살던 許氏族 중에서 배를 타고 황해를 건너온 소녀라고 보았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여러 가지 결론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조사가 불충분하여 논의 과정이 抽象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가락국기>>의 허왕후 관련 설화를 먼저 문헌적으로 고증하여 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록 안에 들어 있는 문자 사용 용례를 조사하여 조성 시기 및 문자 정착 시기를 구분하며, 그 설화가 무슨 의미가 있는 지를 살펴 보고자 한다.

맺음말

설화를 해석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그 중에서도 평소에 늘 어렵게 느끼던 <<駕洛國記>>의 許王后說話를 무리하게 해석해 놓고나니 두려운 마음이 든다. 이제 맺음말에 대신하여 논문의 전체 내용 중에 중요한 점들을 요약함으로써 諸賢의 理解와 叱正을 구하고자 한다.

제1장에서는 <<駕洛國記>>에서 허왕후 도착 이전의 준비 상황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아 다음과 같은 것을 알 수 있었다.

1-1) 수로왕이 九干의 처녀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왕권이 9간을 압도할 정도가 못되고 오히려 그로부터 많은 제약을 받고 있었음을 반영한다.

1-2) 수로왕이 왕비를 맞이하는 연대가 建武 24년 戊申(서기 48)으로 되어 있는 것은, 고고학적 유물 상황으로 비추어볼 때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

1-3) 留天干이 대기하던 望山島는 지금의 金海市豊留洞, 明法洞에 걸쳐있는 七山이다.

1-4) 神鬼干이 대기하던 乘岾은 지금의 金海市 중심가의 鳳凰洞鳳凰臺로 추정된다.

1-5) 首露王의 行宮이 있던 곳은 지금의 金海市長有面新文里 일대의 盤龍山 산자락으로 추정된다.

다음으로 제2장에서 허왕후가 도착하여 수로왕과 상봉하는 장면에 대한 내용을 고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2-1) 허왕후가 도착한 지점인 主浦는 釜山廣域市江西區美音洞 와룡마을의 옛 나루터로 볼 수 있다.

2-2) 허왕후가 비단바지를 벗어 산령에게 바친 행위는, 初行地를 통과할 때의 通過儀禮的인 면모를 보이는 것이다.

2-3) 허왕후 결혼 설화에서는 그가 가져온 중국 물품에 대하여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2-4) 허왕후가 바다를 통해 들어오면서 阿踰陀國에서 왔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 그 나라가 불교적으로 가장 인연이 깊은 나라였기 때문에 결혼 설화 속에 삽입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어서 제3장에서는 허왕후가 별세한 이후의 추모 행사에 대한 서술을 검토해 보았으니,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3-1) 綾峴은 釜山廣域市江西區美音洞과 金海市長有面應達里를 연결하는 태정고개로 볼 수 있다.

3-2) 宗正監, 泉府卿, 司農卿과 같은 官職名은 가야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현실적인 것으로서, 적어도 신라 태종무열왕대 이후 중국과의 교류가 심해진 이후의 관념 또는 지식을 반영한다.

3-3) 김해 지방에서 허왕후의 도착을 기다리는 놀이는, 가락국의 옛 일을 고증하여 <<駕洛國記>>를 편찬한 '文廟朝大康年間金官知州事文人'의 영향력 아래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3-4) 수로왕을 元君이라 하고 왕비를 許皇后라고 하고 거등왕을 世祖라고 한 것은, <<駕洛國記>> 撰者인 고려시대 金官知州事의 용어 표현이었다.

3-5) 수로왕을 世祖라고 하고 왕비를 許王后라고 한 것은, <<開皇曆>> 이래 신라 中代 시기의 용어 표현이었다.

3-6) 수로왕과 허왕후가 혼례를 치룬 곳, 즉 王后寺 터는 金海市長有面應達里 태정마을 뒤쪽 구릉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이 검토한 것들을 정리해 볼 때, 首露王으로 상징되는 王族은 2세기 중후반 무렵에 낙랑 지역에서 도래한 유이민 세력 중의 하나로서, 기존의 序列을 이루고 있는 연합적 지배세력인 駕洛 9干에 의하여 추대된 것으로 상정된다. 許王后로 표상되는 王妃族도 낙랑 지역에서 도래한 2차 유이민이거나, 또는 낙랑 지역에서 수시로 왕래하는 商人 집단의 일족이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런 사실을 배경으로 가락국의 건립 당시에는 먼 이국에서 배를 타고 온 왕비와의 결혼이라는 정도의 줄거리만 존재하다가, 훗날 신라 문무왕대나 그 직후에 <<開皇曆>>이 만들어질 때 가야 왕력이 완성되었다. 그 후 신라 中代 시기의 王后寺創建緣起 등을 포함하여 고려 초기까지 여러 가지 創寺緣起談, 토착 지명과 관련된 傳承 등이 추가되면서 허왕후 결혼 설화는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는 문종년간의 금관지주사에 의하여 재정리되고 修飾된 것이다.